상담 및 견적문의

[보도자료] "갈수록 문도 안닫혀 불안 가중"…기우는 '터널 위' 아파트 (인천 삼두 아파트)

엘림주식회사 2019.02.19 09:09 조회 488


인천 삼두1차아파트는 지난 2015년 지하 50m 지점에서 '북항터널' 공사가 진행된 이후, 지반 침하 및 균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지반 침하로 인해 페인트칠을 하지 않은 벽면이 지면 위로 드러난 모습. (사진=윤철원기자)

아파트가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고 있다. 지면과 맞닿아 있는 벽면은 페인트칠이 안 된 부분이 땅위에 그대로 드러났다. 칠을 안 한 게 아니라 땅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층마다 금이 가지않은 벽면도 없다. 바람을 막기 위해 벽면에 붙인 넓은 투명테이프는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틈새가 크게 벌어진 곳은 단열재까지 동원됐다.

인천 동구의 삼두1차아파트 얘기다. 이곳 주민 600여명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아파트에서 3년째 불안 속에 살고 있다.


아파트 건물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경비실 지붕과 창문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매년 임시 방편으로 틈을 메우고 있다. (사진=윤철원기자)


◇ '불안한' 삼두아파트 주민들 "아파트가 찢어지고 있다"

삼두1차아파트 조기운 비상대책위원장은 "아파트가 찢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가리키는 손을 따라, 지상주차장 아스팔트부터 시작된 '크랙'은 아파트 벽면을 타고 집안까지 이어졌다.

아파트 상가의 벽면과 지면은 어른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떨어져 나갔다. 이 틈으로 3m 가량의 쇠꼬챙이를 짚어 넣자 땅은 비어 있었고, 끝에는 펄 같은 진흙이 묻어나왔다.

땅이 주저앉으면서 지면도 기울기 시작했다.

조 위원장은 "땅이 기울면서 지상주차장에 기아를 중립으로 놓고 주차를 하면 차가 저절로 움직인다"며 "경비실도 지붕하고 붙어 있는 창문 사이가 매년 더 벌어지고 있는데, 아파트가 기울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아파트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기란 어렵지 않다.

주민 김모(67‧여)씨는 "원래는 싱크대 상부하고 천장이 떨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딱 붙어 싱크대가 천장을 지탱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현관문도 매번 갈아도 또 안 닫히고 해서 문을 잠글 수가 없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아파트 벽면 곳곳에는 균열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단열재 등을 이용해 막아놓은 모습. (사진=윤철원기자)


◇ 아파트 땅 밑에서 '쾅'…고속도로 지하터널이 원인?

주민들은 아파트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원인으로 아파트 지하 50m에 뚫린 '북항터널'을 지목했다.

삼두1차아파트 땅 밑에는 2017년 개통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의 지하터널이 지나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됐고, 국토교통부가 발주해 포스코건설이 시공했다.

문제는 지하 터널을 뚫기 위해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한 발파 공사가 이뤄지면서, 건물에 균열이가고, 지반 침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조 위원장은 "지하터널 발파 공사가 처음 시작된 2015년 12월 이후 아파트와 인근 건물들에서 균열과 지반침하가 계속해서 관찰되고 있다"며 "발파 공사 이후 삼두1차아파트에서만 722건의 균열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발파 공사 과정에서 겪은 주민들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주민 이모(63‧여)씨 "'쾅'하고 폭탄이 터지면 자다가도 깜짝깜짝 놀라고, 아파트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다"며 "아직도 약을 먹고 있고, 천둥소리 같은 게 나면 무조건 밖에 나가서 무너지는 게 아닌 지 확인한다"고 하소연했다.

◇ "침하 원인 규명해야" vs "자의적 업체선정은 안돼", 안전진단 3년째 입장차만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측은 안전 진단이 시급하다는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차례에 걸쳐 정밀안전진단 관련 협의를 해 왔다. 하지만 견해차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주민들은 지반 침하와 균열의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포스코건설 측은 현재 건물의 안전 상태만 진단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원인 분석과 진단 기관의 사견(추정됨, 사료됨 등)을 넣느냐 마느냐를 놓고도 양측은 팽팽히 맞선 채 4년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파트 비대위는 결국 지난해 12월 포스코건설과 국토부를 상대로 손해 배상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조 위원장은 "(아파트가 기울면서) 최근에는 가스가 누출됐는데, 연세가 많으신 노부부는 모르고 있다가 옆집에서 냄새를 맡고 다행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정말 대형 사고가 나고 나서야 해결에 나서겠다는 건지, 이게 과연 나라가 맞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측은 "터널 발파시 구청 공무원이 입회 하에 발파진동규제기준을 법적기준치(75db) 이내로 실시했다"며 " 아파트에 부착한 지표침하계, 건물경사계, 균열측정계를 통해 계측한 결과 공사 전후 수치는 관리기준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 측은 안전진단 업체를 자의적으로 선정하고자 했으며 그 업체를 통해 공사로 인한 직간접 피해여부까지 규명하겠다고 주장함으로써 안전진단 시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삼두아파트 비대위 주민들은 18일 국회에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첨부파일
  1. 인천삼두아파트.jpg 다운로드횟수[715]